2010년 8월 12일 목요일

CFO의 조건

능력있는 CFO 주가를 좌우하게 된다

기업지배구조가 강화됨에 따라 CF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존경받는 CFO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살펴본다. 회계부정 사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민감해지면서 기업의 지배구조가 많이 변화되었다. 주주들의 투명경영에 대한 감시기능이 커짐에 따라 재무담당 임원인 CFO(Chief Financial Officer)의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CFO의 역할과 기능은 회사마다 다르다. 단순히 재무, 회계상의 업무에 국한하기도 하며,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전략의 수립 실행을 CFO의 최우선 과제로 부여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CFO의 중심역할이 재무, 회계부문에서 벗어나 전략적 사고를 토대로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명백한 추세이다.



달라지는 CFO의 위상

비즈니스위크와 딜로이트 컨설팅이 S&P 등록기업 1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의하면 CFO의 기능과 위상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표 1> 참조).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CFO들은 엔론 사태 이후 업무가 많이 힘들어졌고, 업무시간도 더 늘어났고, 업무만족도도 낮아졌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는 엔론 사태 이후 기관투자가 및 정부 규제기관, 그리고 내부 감사위원회의 기능이 더욱 강화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업무도 상당히 많아졌음을 나타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변혁의 주체에 대한 질문에서 CFO들은 기업 변혁의 주체를 자신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CFO의 중요한 역할에 대해서 자신들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FO의 역할에 대해서는 CFO들은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재무담당자, 전략가로 응답하였고, 반면 CEO들은 CFO를 전략가로 인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FO의 기능이 재무담당자에서 전략가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CFO의 자격에 대해서도 CPA자격 소지자, MBA 출신자가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론 사태 이후 기업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많은 제도와 규칙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엔론과 같은 사태는 계속 발생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제도적인 보완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CFO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나있듯이 CFO의 역할은 시대적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감시기능이 커지면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내부의 감사위원회, 이사회, 정부 규제기관 등 지배구조의 강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향후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비즈니스위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터넷시대가 진전될수록 CFO들은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도록 요구받는다고 한다. 기업의 연말 결산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지금의 75일에서 2005년에는 35일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 한다. CFO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진다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CFO의 위상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CFO에 대한 평가도 관심을 끌고 있다. IBM의 CFO인 요크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주가를 2배 이상 끌어올린 것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훌륭한 CFO영입 자체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존경 받는 CFO의 7가지 조건

그러면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는 CFO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CFO Magazine은 2001년까지 매년 가장 훌륭한 CFO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표 2> 참조). 먼저 CFO가 수행하여야 할 기능을 정의하고 그 기능별로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커다란 기여를 한 CFO를 선정하여 발표한다.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CFO 선정 부문은 재무 분야로서 자본구조 관리, 비용 최적화, 효율적 재무시스템 개발, 외부 이해관계자 관리, M&A, 성과측정 및 리스크관리, 재무인력팀의 육성 및 구축 등으로 구분되고, 전략 분야로는 사업구조조정, 매출성장, 정보/지식경영 등 매우 다양한 부문으로 구분된다. 이처럼 CFO의 기능은 재무부문의 한계를 벗어나 사업구조조정, 정보/지식경영 분야까지 매우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다.

그러면 이들 존경받는 CFO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존경받는 CFO들의 공통적인 조건을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7가지로 요약된다(<표 3> 참조).



조건 1. 재무적 능력과 전략적 사고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CFO는 단순히 재무적 숫자가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역할을 넘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존경받는 CFO는 회계담당자이기 보다는 전략가 출신이 많다. 만약 CFO가 단순히 재무적 손익계산에만 집착한다면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판단하게 되고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에 소홀하기 쉽다. 이 경우 기업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미국기업들은 아무리 재무적 능력이 뛰어난 CFO라 할지라도 현장운영 경험이 없어 미래를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면 최고의 자리까지 승진시키지 않는다.

또한 CFO는 시장의 요구를 전략적으로 기업정책에 반영하고, 기업의 내부 정보를 시장에 전달하여 시장과 기업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디즈니의 CFO인 볼렌바흐는 기업가치의 80%이상이 전략에서 창출된다는 판단하에 재무기능과 전략기능을 통합하고, 신사업진출, 기업인수 등을 통하여 기업가치를 향상시켰다.

조건 2.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CFO는 다양한 니즈를 가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도로 사업에 대한 안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CEO, 사업부장, 이사회, 애널리스트, 은행원, 재무담당자 등이 원하는 정보를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경영자 및 이해관계자에게 정확한 수치와 의견을 제시해주어 그들로 하여금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CEO에게 좋은 말을 즐겨 하기보다는 CEO가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조언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애널리스트, 외부 이해관계자에게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현상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신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가야 한다.

조건 3. 냉철한 분석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CFO들은 기업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만하기 쉽다. 자만하게 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CEO의 의사결정을 오도할 수도 있다. 특히 대규모의 자본투자가 필요한 투자안의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은 기업이 생사를 뒤바꿀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감에 의한 판단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현상과 미래를 철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업의 선택과 집중에 있어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경영진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안에 대해 사업승인자나 감사인의 역할을 담당하기보다는 재무적 판단기준을 수립하고 전략적 의사결정 지원과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기업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핵심역량의 강화를 위한 재무적, 전략적 지원 수단을 강구하여야 한다.

조건 4. 열정과 자신감으로 가득찬 대범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CFO는 CEO와 함께 험난한 파도를 항해하는 선장에 비유된다. 그렇기 때문에 거친 풍랑에도 견디어낼 수 있는 열정과 자신감을 지녀야 한다. CEO를 대신하여 기업의 선두에 서서 고객 및 이해 관계자의 다양한 요구에 대해서 올바르게 대응하고, 일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경영자의 용기가 필요하다. 단지 기업의 상황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CFO는 대중의 앞에서 기업의 재무상황과 사업에 대해서 설명할 기회가 수없이 많다. 그럴 경우 소심한 자세로 임한다면 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 CFO는 기업과 주주 및 채권자를 연결하고 기업 내부의 경영진들은 물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고도의 협상능력도 필요하다. 그래서 인기없는 소심한 사람은 훌륭한 CFO가 될 수 없다.

조건 5. 사업 운영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CFO는 수시로 공장현장을 순회하고, 산업 동향 관련 컨퍼런스에도 참석하여 사업에 대한 감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지만 훌륭한 전략가로서의 역량이 확보되며, 산출된 회계 재무 수치에 정확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CFO가 사업의 진정한 조언자가 되기 위해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기업의 현황, 경쟁사 동향, 산업 동향 등에 관한 정보를 발빠르게 수집하여 사업운영에 활용하여야 한다. 훌륭한 CFO는 재무적 수치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고, 어떤 요인에 의해서 나타난 결과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 기업의 운영현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 최적의 재무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기업의 운영현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고 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조건 6. 금융기관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의 자금 상황은 늘 순탄할 수는 없고, 다양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CFO는 재무적 위기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늘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갑자기 재무적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한 순간에 기업의 생사가 뒤바뀔 수 있다. 자금 조달과 관련된 은행, 기관투자가, 정부 규제기관들과 재무적 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상장사들은 증권거래소에 보고되는 문서가 매우 중요하다. 공시를 통해 외부에 전달되는 정보 하나하나가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조건 7. 정보시스템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CFO는 재무정보를 생산하는 자사의 정보시스템과 재무구조에 대해서 항상 동일한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CEO, 증권거래소, 애널리스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 수준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재무적 지표가 산출되는 지와 정보시스템 부문에서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은 필요하다. 특히 투명경영이 강조됨에 따라 이러한 요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모든 거래와 자료처리가 정보시스템 부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보시스템에 대한 지식없이는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 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투명성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CFO는 자사의 정보시스템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경기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주주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기업 항해의 선장 역할을 하는 CFO의 기능은 절대적으로 중요해진다. 아직 CFO가 재무적 관점의 업무에 초점을 두고 있는 대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전략적 관점의 CFO의 기능이 점차 강화되는 것에 대비하여야 한다.

향후에는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재무적 분석능력을 활용하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CFO가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다.

출처: LG경제연구원 주간경제 최병현 연구원(끝)
퍼온곳: 에프앤퀘스트 ( www.fnquest.com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