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9일 일요일

혈액형에 대한 편견 & 바넘효과

B형 남자는 까칠? A형 여자는 소심?


혈액형에 대한 편견 & 바넘효과     







◆NIE(신문활용교육)◆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최근 일부 매체에서 혈액형이 개인의 성격 발달이나 남녀 교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혈액형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도 최근 일본에서 혈액형에 따른 성격 분석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사실을 보도한 적이 있다. 혈액형에 유독 관심이 많은 한국과 일본이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편견일까.

▶▶ 바넘 효과

근거 없는 혈액형 성격론은 `바넘 효과(Barnum effect)`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효과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반적인 성격 특성을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19세기 말 곡예단에서 사람들의 성격과 특징 등을 알아내는 일을 하던 바넘에서 유래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혈액형별 성격 분류를 `바넘 효과`의 일종으로 본다. 혈액형별 성격 분류는 누구나 믿을 수밖에 없는 애매한 말을 자신에 대한 설명으로 오인하는 `바넘 효과`의 결과라는 것이다.

◆ 혈액형의 역사

= `혈액형`은 혈구가 가지고 있는 항원의 유무 또는 조합으로 혈액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인류는 수혈 등을 통해 어떤 사람의 혈액에 다른 사람의 혈액을 섞으면 혈구의 덩어리가 만들어짐을 알게 됐다.

처음 이 현상은 질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연구 조수였던 카를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건강한 사람의 혈액도 서로 다른 혈액과 혼합하게 되면 응고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란트슈타이너 박사에 의해 1901년 ABO식 혈액형, 1927년 MN식 혈액형, 1940년 Rh식 혈액형이 발견됐다.

ABO식 혈액형은 A형 또는 B형 항원의 유무에 따라 분류하고, MN식 혈액형은 M형 및 N형 항원의 유무에 따라 분류하며, Rh식 혈액형은 Rh 인자의 유무로 분류한다.

◆ ABO식 혈액형

= 가장 널리 알려진 ABO식 혈액형에 따르면 혈액 속 적혈구 표면의 항원과 혈액 속 항체에 따라 혈액은 A형, B형, O형, AB형의 4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주로 당단백질이 이들 항원의 성분이다.

A형은 A형 항원을, B형은 B형 항원을, AB형은 A형ㆍB형 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고, O형은 A형ㆍB형 항원이 모두 없다. 이와 반대로 A형은 항B형 항체를, B형은 항A형 항체를, O형은 항A형ㆍ항B형 항체를 모두 가지고 있고, AB형에는 이 두 가지 항체가 모두 없다.

수혈을 할 때에는 적혈구 표면의 항체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사람의 혈구에는 A형 또는 B형 항원이 있고, 혈청에는 이들과 대응하는 항A형, 항B형이라는 항체(응집소)가 있기 때문에 A형 항원과 항A형 항체가 만나거나 B형 항원과 항B형 항체가 만나면 혈구의 덩어리를 만드는 현상(응집반응)이 일어난다. 혈액형이 다른 사람끼리의 수혈이 위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O형은 항원이 없기 때문에 A형, B형, AB형 모두에게 수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A형은 A형 항원이 있어서 항A형 항체와 만나면 안 되기 때문에 A형ㆍAB형에만 수혈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B형은 B형 항원이 있어서 항B형 항체와 만나면 안 되기 때문에 B형ㆍAB형에게만 수혈할 수 있다. AB형은 A형ㆍB형 항원이 모두 있기 때문에 항A형ㆍ항B형 항체가 모두 없는 같은 AB형에게만 수혈할 수 있다.

◆ 희귀한 혈액형, cis-AB형

= cis-AB형도 있다. 이는 A형 항원을 만드는 유전자와 B형 항원을 만드는 유전자가 함께 몰려 있는 혈액형이다.(`cis`는 같은 쪽에 있다는 뜻)

적혈구 표면에 A형ㆍB형 항원이 모두 있고 혈액에 항A형ㆍ항B형 항체가 없기 때문에 혈액형 검사에서 AB형과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한 유전자에서 A형ㆍB형 항원이 모두 만들어지기 때문에 O형을 가진 사람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아도 AB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200가구가 이에 해당한다.

cis-AB형에 관해 알려지기 전에는 `AB형 부부 사이에서 O형은 나올 수 없다`는 ABO형 판별 때문에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는 일도 있었다. 이들에게는 대부분 O형 혈액을 수혈할 수 있다.








조공주 공항고 교사


◆ 혈액형 성격학의 역사

= ABO식 혈액형으로 성격이 결정된다는 생각은 황화론(黃禍論ㆍ청일전쟁 말기인 1895년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주창한 황색인종 억압론)이 기승을 부리던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유럽에는 백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우월하다는 우생학이 유행했다. 독일의 우생학자들은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혈액형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1910년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에밀 폰 둥게른 박사는`혈액형의 인류학`이라는 논문에서 A형인 게르만민족이 B형인 아시아 인종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이 1930년대 일본 군국주의 시대에 받아들여지며 성격과 혈액형을 연관시키는 경향이 시작됐다.

이후 1970년대에 노미 마사히코가 저술한 `혈액형 인간학` 등 관련 책이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도 이러한 일본의 혈액형 관련 서적이 번역ㆍ출간됐다. 그의 아들 도시타카도 혈액형 대중화에 앞장섰다.

◆ 유독 혈액형에 관심 많은 두 나라, 한국과 일본

= 일본의 가장 큰 출판 유통회사인 도한(東販)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른 책 중 4권이 혈액형 관련 서적이다. 이 책에 따르면 ABO식 혈액형이 인간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한다. 일본에는 혈액형에 맞는 배우자를 찾아준다는 결혼 중매회사가 성업 중이고, 수십 년 동안 혈액형에 따라 아이들을 나눠 보육하는 유치원도 있다 하니 일본인들의 혈액형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요즘 우리나라도 이에 못지않다. 혈액형별 체질, 혈액형별 맞춤 학습법이 따로 있다고도 한다. TV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주제로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 그러나 이러한 유별난 혈액형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 혈액형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엉뚱한 피해자들

= 일본에는 혈액형을 이용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의미하는 `부라하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blood harassment(혈액형 괴롭힘)`의 일본식 줄임말이다. 일본 노동후생성에 따르면 상당수 고용주가 입사 면접에서 지원자 혈액형을 묻고, 이를 반영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부산의 한 여중생이 엄마와 다툰 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A형이 원래 그렇잖아요. 잘 못 잊잖아요"라는 유서를 남겨 자신의 상처를 혈액형 탓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기가 많고 종잡을 수 없다"는 이성의 편견으로 괴로워하는 B형 남자들 또한 엉뚱한 피해자 중 하나다.

서양인은 대부분 A형과 O형이고, B형과 AB형은 소수여서 혈액형으로 사람을 나눠 살피는 데 실익이 없다. 동양인은 B형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또한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B형이 많아 혈액형 성격학은 언제든지 우리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으로 악용될 수 있다.

혈액형과 성격은 무관하다. 혈액형 항원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성격은 환경적 요인, 교육 등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인공 혈액이 2~3년 내에 상용화될 과학의 시대에 이같은 비과학적인 사고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출처:매일경제/정리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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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17:11:34 입력, 최종수정 2009.03.11 10:17:40



출처 : http://blog.naver.com/wmlim45/6006407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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